미국인을 사로잡은 한국인의 연설 - 이원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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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인물

미국인을 사로잡은 한국인의 연설 - 이원설

by 방구석평론가 2020. 2. 11.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의 밑거름이다


 이원설 박사는 1955년 25세 때 미국유학을 갔습니다. 당시는 한국 전쟁 직후였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곳 교회나 로터리클럽 등에서 강연 초청을 자주 받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 주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남 앞에 서서 말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특히 '미국인들은 영어밖에 못하지만, 나는 한국말은 물론이고 일어, 영어, 그리고 독어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서툴렀지만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을 해서 그런지 미국인들은 그의 강연에 크게 호응했고,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초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50여 년 동안 강연은 그의 생활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원설은 어려서부터 이렇게 말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어릴 때 말을 더듬을 정도로 말하기를 두려워했습니다. 가난한 농가에 태어난 그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하시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큰 부락에서 떨어진 계곡에 세 채의 집만이 외롭게 있는 곳에서 살고 있었기에, 그는 어린 시절 변변한 대화상대나 놀이상대가 없었습니다. 때때로 아버님께서 그에게 학교공부를 물으실 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가 들은 말은 "이 애가 왜 이렇게 어벙하지? 말을 좀 똑똑히 해! 입을 벌리고 한 마디, 한 마디!"라는 엄한 훈계뿐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연히 그는 말수가 적어졌고, 심지어 말을 더듬게까지 되어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갔습니다. 


 이런 그가 말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것이 1945년 8월, 민족 해방의 날이 왔을 때부터였습니다. 해방이 되고 고향마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해방을 축하하는 큰 집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놀랍게도 그가 소년대표로 연설을 하도록 선택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말에 대해 자신감이 없던 그는 "내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교회 전도사님이 연설문을 하나 써주셨습니다. 그는 그 원고를 들고 골짜기 근처 숲에 숨어서 매일 큰소리로 읽으며 발표연습을 했습니다. "말을 못하면 외워서라도 하면 될 것이 아닌가"하고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말입니다. 


 드디어 그 축하회의 밤, 그는 떨리는 걸음으로 단상에 올라섰습니다. 수많은 얼굴들이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존경하는 어르신들." 그리고는 다음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순간 너무나 당황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형님들, 누님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입이 터지자, 그동안 산에서 나무와 바위를 향해서 외치던 기억이 되살아나 힘있게 손까지 쳐들며 당당히 연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어르신들, 그리고 형님, 누나들! 이제 마침내 우리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족쇄와 쇠사슬은 산산이 부서졌고, 우리는 고삐가 풀린 송아지처럼 자유롭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할 때 달리고 뛰어 오를 수 있습니다.

 중략...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연설이 끝났을 때 그의 귀엔 많은 이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원설의 가슴은 기쁨과 자랑스러움으로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말더듬이였던 내가 이 많은 청중들을 감동시키는 연설을 해내다니!' 그때부터 그는 말하는 데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잔치에서의 한 번의 작은 성공이 '할 수 있다'는 신념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그는 수백 수천 군중 앞에서도, 세계 유수 대학총장들 앞에서도, 왕이나 대통령 앞에서도, 또 영어로도, 일어로도, 한국어로도 그의 생각을 다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렵고 자신이 없다면 친구들이나 가족들 앞에서라도 말하는 연습을 해보십시오. 한 번의 작은 성공이 연속적인 큰 성공을 불러옵니다. 작게 한 번만 성공해 보면 됩니다. 입을 열어 성공을 맛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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